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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韓日 관계와 지도자의 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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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한국외국어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

2015
년 한·일(韓日) 위안부 합의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가 위안부 문제 해결의 열쇠임을 확인했다. 앞서 9일 강경화 외교장관은 위안부 합의에 대한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합의 파기나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합의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므로 일본 정부의 자발적이고 진정한 사과를 위한 조치를 기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한 국내의 평가는 다양하다. 언론이나 전문가, 각 정당의 평가는 한·일 외교 전반을 고려한 전략적 절충안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소극적 대처라는 비판적 평가로 갈린다. 위안부 피해자나 시민단체에서는 공약 위반이고 기만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고착화한 국민의 반일(反日) 감정을 염두에 둔다면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일정 정도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외교는 상대방이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의도대로 일본이 응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강 장관이 발표한 양국 합의에 관한 후속 조치에 대해, 한국이 일본에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으며, “합의는 국가와 국가의 약속이며, 정권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책임을 가지고 이행해야 하는 것이 국제적·보편적 원칙”이라고 항의했다. 일본 언론도 추가 조치 요구 자체가 모호하며, 실질적인 합의 파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보도하고 있다.

문 정부의 후속 조치 발표로 상당 기간 한·일 관계는 긴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양국 간의 위안부 합의 및 추가 조치를 둘러싼 혼란의 배경에는 이 문제에 대한 양국 정부 및 국민 간의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상이(相異)한 접근법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진실한 사죄를 통한 과거사 청산이라는 역사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그에 비해 일본()은 합의 이행이라는 절차적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는 쉬운 일이 아니며, 가능하게 할 수단이 한국에 있는 것도 아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이나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의 수립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깨달은 점도 있다.

첫째는 상호 신뢰가 양국 관계 회복의 필수조건임에도 양국 정부 간 또는 양국 국민 간에 신뢰가 너무 미약함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신뢰는 상호 이해와 존중에서 자란다. 상대국()을 자극하는 가벼운 언행(言行)은 상호 이해와 존중을 통한 신뢰 구축에 장애가 된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나 문 대통령 같은 정치 리더는 말 한마디라도 신중해야 한다.

둘째, 반일감정과 혐한감정을 극복하지 않는 한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는 요원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이다. 한·일 간의 어두운 역사, 즉 식민지 지배와 불완전한 과거사 청산의 역사 그 자체는 바꿀 수가 없다. 긴장과 갈등의 한·일 관계를 생각할 때 바꿀 수 있는 것은 한국인의 일본 인식, 일본인의 한국 인식이며, 인식의 변화가 가져오는 태도 변화다. 여기에서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가 출발할 수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셋째, 진정한 의미의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는 말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상호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곤란이 예상되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한·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혜를 모을 때다.

기사 게재 일자 201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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