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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일본지역학부

자유게시판

체력이 부족하다보니 감기에 걸렸습니다. 쿨럭...ㅜ

부학장, 학부장, 주임교수까지.....헉헉..... 행정적인 일들을 처리하고 나면,

수행중인 몇 가지 프로젝트를 점검해야 하고, 매주 수업준비도 해야하고 , 거기에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논문도

쪼금 끄적이고 나면 사실 게시판에 글 쓸 정신이 없습니다....

좀 더 능력이 많았으면 여유롭게 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를텐데 말이죠....

그래도 몇몇 학생들의 질문 및 요구(?)를 수용해서 아베노믹스 5년의 성과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쓸데없는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오늘은 좀처럼 믿기힘든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지금 일본경제가 호황이라고 한다면...
그것도 전후 두 번째로 긴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면...
여러분은 믿을 수 있나요?


뉴스에서 취직이 잘 된다는 이야기 정도는 들은 것 같은데...
그래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비판도 많던데, 호황까지나???

그래서 일단 팩트체크부터 해 봅니다.


먼저 호황, 불황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인지 살펴봅시다.
호불황을 판단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경기동향지수는 호불황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인덱스입니다.
일본의 경우 내각부에서 매달 경기동향지수를 발표합니다.



전후 최장기 호황은 이자나미(いざなみ)호황으로 2002년2월부터 2008년2월까지 73개월간 입니다.

두 번째로 긴 호황은 이자나기(いざなぎ)호황으로 1965년11월부터 1970년7월까지 57개월간 입니다.

세 번재로 긴 호황은 버블호황으로 1986년12월부터 1991년2월까지 51개월간 입니다.

아베노믹스 경기는 2017년3월에 버블호황이 가지고 있던 전후 세번째 긴 호황기록을 갈아치웠고,

2017년9월에는 두 번째로 긴 호황인 이자나기 호황의 기록도 갈아치웠습니다.

2018년12월쯤에는 전후 최장기 호황 자리를 놓고 이자나미 호황과 치열한 순위다툼(?)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경제신문에서 그림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그림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 이후, 정확히는 아베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한 2012년12월부터,

경기동향지수가 100이상을 기록하며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확실히 호황이 맞습니다.



그러나 일본경제가 현재 호황이라는 이야기는 아마 쉽게 납득이 가지 않을 것 입니다.

일본국민들은 더욱더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아무도 실감하지 못하는 호황.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일까요?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호황을 가능하게 한 요소가 무엇인지 살펴봅시다.

먼저 엔저가 가져 온 수출증가와 그로 인한 몇몇 기업의 이익증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대규모 공공사업이 아베노믹스 경기를 견인해 왔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호황을 견인한 요소들을 잘 뜯어보면 한계점이 보입니다. 


먼저 엔저에 따른 수출증가로 모든 기업이 혜택을 본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낙수효과도 크지 않았습니다. (온기가 중소기업, 하청기업에까지 곳곳으로 전달되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열심히 돈을 빌려서 투자를 해야 하는 기업이 투자 대신에 열심히 저축을 하고, 

기업 대신에 정부가 열심히 돈을 써야 하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는 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로 인해 실업률이 과거 최저 수준을 유지하면서 고용환경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비정규직이 많이 늘어나면서 고용의 질이 악화되었다는 점도 한계입니다.

거기에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실질적인 임금상승은 지지부진 답보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玄田有史編著「人手不足なのになぜ賃金は上がらないのか」慶応義塾大学出版会、2017年을 참조)


고용이 늘면서 임금상승이 이루어져야 소비가 늘어나고 내수가 살아납니다.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일본경제에서 수출회복만으로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아베노믹스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숙제가 바로 지지부진한 늪에 빠져있는 물가와 소비 입니다. 


실업률의 감소도 순전히 아베노믹스의 효과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1990년대부터 시작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엔저기조도 아베노믹스의 효과라고 볼 수는 없죠.

양적완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브렉시트 충격이 있었을 때에는 엔고기조가 지속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엔저기조로 전환된 것도 트럼프 당선에 따른 국제자본시장이 움직인 결과였습니다.

결국 안전자산인 엔의 가치는 아베노믹스보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그리고 달러와의 관계로 결정됩니다.


사실 아베노믹스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장기적인 공급사이드의 문제 즉, 

인구감소와 함께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 입니다. 


정리하면, 

현재 아베노믹스 호황의 실체는 일부 대기업의 늘어난 수익, 그리고 대규모 공공사업으로 이뤄낸 성과이다.

그 때문에 일본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호황의 양태는 아니라는 점 입니다.


일본 국민들이 피부로 호황을 느끼는 부분은 고용과 임금입니다.

취업이 되고 임금이 상승하면, 즉 호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면 일반적으로 호황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현재 일본경제 상황은 고용지표는 좋아지고 있지만,

임금은 생각만큼 상승하지 않고, 그 결과 민간소비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기업이 설비투자에 신중한 까닭에(투자하는 기업이 아닌 저축하는 기업),

잠재성장률은 앞으로 계속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저온호황' 은 계속되어도 문제입니다만,  그럴바엔 차라리 불황이 더 낫다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거라도 어디냐!

저온이든 고온이든 지금까지 이만큼이나마 호황국면을 만들어 낸 총리가 있느냐!

라고 한다면 아베노믹스는 당연히 평가받아 마땅합니다.


저온호황이라해도 잃어버린 10년(또는 잃어버린 20년)에 종지부를 찍은 성공한(?) 경제실험으로 아베노믹스는

훗날 역사적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태가 아베노믹스의 당초 목표를 밑도는 성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래저래 일본경제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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